뇌 그리고 의식의 탄생

1. 뇌의 분비 물질

 

의식은 각성 상태에서 작동합니다. 의식에는 상태와 내용이라는 두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의식 상태는 신경 조절 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작용입니다.

의식의 내용은 대부분 기억이며, 기억은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과 가바(GABA)의

작용에서 만들어집니다. 

의식 수준에 도달한 뇌의 활성 상태에는 각성 상태와 렘수면 상태의 꿈이 있습니다.

각성 상태일 때는 전뇌 기저핵에서 대뇌 신피질의 피라미드 세포로 방출되는 아세틸콜린의

작용으로 기억의 연상 작용이 촉진됩니다.

 

뇌간의 청반 핵을 구성하는 신경세포는 대뇌 신피질에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해

뇌에서 처리하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만듭니다.

렘수면 상태에서 꿈을 꿀 때는 전전두엽에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꿈은 곧장 잊힙니다. 꿈도 뇌가 활발히 작동하는 의식 상태이므로 꿈 내용

속에서 사물을 지각하고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꿈의 의식상태

 

꿈과 낮 동안의 각성 상태는 다릅니다. 꿈의 의식 상태는 감각 입력의 안내 없이 뇌가

기억을 이용해서 내면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다. 반면 각성 상태에서는 전전두엽이

상황의 맥락에 맞게 기억을 인출해서 상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합니다.

전전두엽은 비교, 예측, 추론, 판단을 통해 목적에 맞는 행동을 선택합니다.

감각 입력을 통해 외부 세계의 정보가 모이는 동시에 척수와 뇌간의 상행 감각 신 경로를

통해 신체 상태의 정보가 전전두엽에 도달합니다.

전전두엽은 내부 본능 정보와 외부 환경 정보를 통합하여 적절한 행동을 선택합니다.

전전두엽의 기능에서는 충동 억제, 작업기억, 시간 의식이라는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전전두엽은 충동을 억제합니다. 배고픔과 갈증 같은 신체 상태에서 비롯된 욕구는

시상하부를 거쳐서 편도체와 내측 전전두엽으로 입력되고, 이를 통해

신체 상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편도체는 감정을 증폭하여 강한 충동을 만들어 생존 반응을 일으킨다.

인간이 사회화됨에 따라 편도체의 감정 충동을 억제하는 전전두엽의 힘이 강해졌습니다.

전전두엽의 작업기억 기능은 맥락에 맞는 행동을 하는 바탕입니다.

작업기억은 장기기억 중 현재 운동 표현에 관련되는 기억입니다. 우리는 책을 읽고 웃음을 짓고
산책하는 매 순간 작업기억 덕에 적절한 행동을 합니다.

작업기억 덕분에 현실적 존재가 됩니다. 작업기억의 작동이 멈추면 우리의 현재는 분해됩니다.

전전두엽의 시간 의식은 사건의 원인과 결과로 연결하는 순서 의식으로, 구성적 사고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해마는 장소와 관련한 기억을 생성합니다. 장소기억은 장소와 사물이 결합하거나 사건에 

맥락이 연결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해마의 장소기억이 기억된 시각 공간을 만들면서

기억에서 인출하는 시각 공간 속에서 신체 지도에 대한 느낌이 결합하여 자아감이 생성됩니다.

해마의 장소기억에 가치로 범주화된 사물과 장면이 생겨나는데, 이러한 장면의 생성이

바로 에델먼의 일차 의식입니다.

가치 범주 기억인 장면은 대뇌 연합 피질에 저장됩니다. 전전두엽은 장면 기억을 인출하여

현재 전개되는 사견을 맥락에 맞게 연결해 내면의 드라마를 만듭니다.

이 과정이 의식의 흐름이고, 인간의 사고 과정입니다. 전전두엽에서 장면 기억을 맥락 순서에

따라 연결하는 과정에서 시간 의식이 출현합니다.

운동 계획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현상이 바로 생각입니다. 전전두엽은 기억을 인출하는 

과정을 통해 기억의 상태를 조절합니다.

 

3. 서파수면

 

꿈속의 의식 상태에서 내면의 드라마를 만드는 감독은 전전두엽이 아닌 편도체입니다.

렘수면 상태의 꿈에서는 배외 측 전전두엽의 활성이 미약하여 감정 증폭기인 편도체가

드라마를 만들어냈습니다. 편도체는 주로 시각 기억을 인출하여 감정이 풍부한 동영상을

만듭니다. 꿈에서 등장인물들은 계속 움직이지만, 장면의 변화는 불연속적입니다.

꿈의 의식 상태에서 등장인물과 행동에 불연속이 생기는 이유는 작업기억을 생성하는

배외 측 전전두엽의 작동이 약화하기 때문입니다.

꿈의 내용은 인과적 사고가 약한데, 인과적 사고는 언어에 의해 생성되는 인간 인지

작용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동물은 인과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시각적 사고를 하는 동물들은 감각에

대한 반응에 따라 행동합니다.

인간의 사고는 언어의 파생물입니다. 꿈에서는 주로 은유적으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가성 상태의 의식은 빈틈이 많습니다. 각성 상태에서는 종종 맥락 없는 공상에

빠지거나 멍한 상태에 빠지곤 합니다. 꿈의 의식 상태는 생생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꿈은 유난히 생생한 의식입니다.

의식은 내용 없이 의식 상태만 생생하게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의식이 내용 없이 명료한 의식 상태만 유지되는 뇌의 각성 상태가 바로 명상 수행자들이

도달하고자 하는 '자아가 사라지는 상태'입니다.

 

서파수면은 의식의 상태도 없고 의식의 내용도 없는 무의식 상태입니다.

그래서 뇌의 휴식 상태인 서파수면 때 뇌 고유의 진동이 작동합니다. 서파수면 때는

시상 감각 중 계힉과 대뇌 신피질이 상호 연결되어 델타파가 발생하고, 시상

그물 핵과 시상 감각 중 계획의 연결로 수면 방추(sleep spindle)가 출현합니다.

서파수면 2단계에서부터 출현하는 수면 방추는 10헤르츠 정도의 뇌파로

해마에서 대뇌 신피질로 생성한 기억을 이동시키는 데 관여합니다.

해마는 경험 기억을 만듭니다. 

기억은 해마가 생성하는 200헤르츠 정도의 빠른 리 폴파(sharp wave ripple)에 

결합하여 출력됩니다. 서파수면의 수면 방추는 기억을 실어서 대뇌 신피질로

옮겨 장기기억과 결합합니다.

서파수면의 무의식 상태에서 뇌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느린 속도의 결 맞은

뇌파가 서로 중첩되면서 진폭이 큰 델타파를 생성합니다. 간질 발작과

서파수면은 느리고 진폭이 큰 동기화된 뇌파입니다.

의식 상태와 렘수면에서 뇌파는 비동기 파로, 빠르지만 진폭이 낮다.

뇌는 각성에서 서파수면을 거쳐 렘수면으로 진행됩니다.

유아기에는 렘수면 시간이 매우 길다. 렘수면은 의식의 원초적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서파수면 시에는 해마에서 만든 기억이 대뇌피질로 이동하여 저장됩니다.

기억은 반복적으로 회상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고, 그래서

기억은 구성적 재범주화 과정입니다.

뇌과학자 에델먼이 주장했듯이 기억은 활동적이며 시스템적 특성이 있습니다.